경향신문 2010년 5월 9일자 지면
지난 7일 저녁 8시쯤 서울 역삼동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앞. 김모씨(32) 등 6명이 진보 성향의 신문 ‘레프트21’을 팔다 가판대를 에워싼 경찰관들과 승강이를 벌이게 됐다.
신문에는 정부의 천안함 사고 대응에 대해 ‘안보위기는 사기’라는 주장과 함께 △스폰서 검사 △무상급식과 4대강 반대 움직임을 규제하는 선관위 등을 비판하는 기사가 담겼다. 정기간행물법·신문법상 등록된 이 신문은 지난해 3월부터 서울 명동·강남 등 6곳에서 매주 2차례 거리판매 등을 통해 판매돼왔다.
신문을 팔던 시민 6명은 집시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밤 9시50분쯤 서초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은 “이들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을 보고 야간 미신고집회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레프트21’ 측은 신문 내용을 소개하는 문구를 팻말에 적고, 신문 구매를 호소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팻말에는 기사 제목들이 적혀 있었다. ‘레프트21’ 측은 “경찰이 신문을 보고 ‘국가보안법 위반 아니냐’고 말하고, ‘선거법 위반 유인물이 있는지 보겠다’며 가방을 뒤지려고도 했다”면서 “경찰이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을 파는 것을 막으려다 마땅한 구실이 없자 집시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초점은 신문 판촉을 집회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경찰 말대로라면 어떤 형태든 2명 이상이 모여 정부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하려는 모든 행위는 집시법 대상인 셈이다. ‘레프트21’ 측은 “경찰이 1년여간 거리 판매를 문제삼은 적이 없다”며 지방선거와 G20정상회의를 앞둔 과잉조치라고 주장했다. 프랭크 라 뤼 유엔 특별보고관이 조사 중인 ‘표현의 자유’가 돌출한 또 하나의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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